광명고등학교(교장 윤병훈)에는 자녀가 졸업해도 끝나지 않는 학부모 독서모임이 있다. 학교 일을 계기로 만난 학부모들이 책을 통해 인연을 이어온 ‘그날의 쉼표’다. 자녀가 졸업하면 새로운 학부모가 모임을 이어받으며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날의 쉼표’는 6년 전 학년 대표로 학교 일을 함께하던 학부모들이 “우리도 잠시 쉬어가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입시와 자녀의 학교생활에 집중하기 쉬운 시기에 학부모도 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자는 취지였다.
처음에는 한 권의 책을 함께 읽는 소박한 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부터는 회원들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제안하고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한 뒤 돌아가며 발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15명의 학부모가 참여해 매월 한 차례 독서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날의 쉼표’는 자녀의 졸업과 함께 모임이 끝나지 않고 새로운 학부모가 그 역할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 학부모의 활동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학부모가 참여하며 학교 안에 독서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학부모들의 독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책을 깊이 읽고 인상적인 문장을 다시 살펴보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며 시야를 넓히게 됐다. 한 학부모는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정말 좋다”며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독서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가정으로도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모임에서 읽은 책의 한 대목을 자녀에게 들려주었고, 자녀가 이야기에 깊이 귀 기울이는 경험을 했다. 책이 부모와 자녀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매개가 된 것이다.
한연주 학부모(전 회장)는 “고등학교 3년을 학부모로 지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게만 매몰되지 않고 책을 통해 엄마 스스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지희 학부모(현 회장)는 “독서모임을 통해 책도 읽고 다른 학부모도 만나고 선생님도 뵙게 되면서 학교가 가까워졌다”며 “학교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고 학교와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게 된 점도 좋았다”고 말했다.
독서모임의 활동은 학교 안으로도 확장됐다. 지난해에는 학교 도서관과 연계해 학교 축제에서 책을 활용한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과 독서의 즐거움을 나눴다. 학부모의 독서활동이 학생들의 독서 경험으로 이어지며 학교 구성원이 함께하는 독서활동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경기교육이 추진하는 RAS(Reading·Arts·Sports)의 ‘Reading’ 방향과도 맥을 같이한다. 광명고는 앞으로 학부모 독서모임을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공동체로 확대하며 학교와 가정의 독서문화 확산을 이어갈 계획이다.
윤병훈 광명고등학교 교장은 “독서는 학생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학교와 가정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의 중요한 기반”이라며 “6년째 이어지고 있는 ‘그날의 쉼표’가 책을 매개로 학부모와 학교를 연결하고 세대를 이어 독서문화를 만들어가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