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빛좋은 개살구?
뒷퉁수 세게 맞은 광명시
공룡기업으로 불리는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광명 역세권에 12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처음 광명시에서 광명의 특화된 거리로 자리 잡은 가구거리의 고사위험과 지역의 수많은 상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케아라는 가구공룡을 역세권에 유치 할 당시 내세웠던 가장 큰 논리는 역세권의 활성화와 고용창출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논거는 이케아의 고용형태를 보면 광명시만의 장밋빛 환상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8일 광명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이케아코리아 채용설명회를 보면 주 40시간의 풀타임 정규직은 시설팀 한곳에서만 채용하고 나머지 판매, 고객지원, 물류 등 대부분의 고용형태는 시간제 정규직과 내년3월까지만 근무하는 단기 계약직뿐이었다. 판매직과 물류직은 정규직을 아예 뽑지 않았고 나머지 부서는 ‘시간제 정규직’중에서도 16시간 근무만 가능한 사람을 모집했다.
정규직이면 정규직이고 비정규직이면 비정규직이지 시간제 정규직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근로자 천국인 스웨덴 기업 이케아가 한국의 광명에서 들고 나온 해괴한 고용형태로 안정적인 정규직 고용형태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무늬만 정규직인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가 원하는 근로시간과 요일이 보장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새벽근무가 포함된 물류팀의 경우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 할 수 없어 새벽4시에 출근해야 하고 주말, 야간, 새벽의 경우에도 추가 수당 없이 동일하게 시급 9,200원이 적용된다고 한다. 임금도 문제이다. 풀타임 40시간 근무에 월 150만원, 32시간 시간제 정규직 월120만원으로는 도저히 투잡을 하지 않고는 생활이 불가능한 임금이다.
노동을 짜내는 임금 형태가 한국 대기업은 저리가라는 모습이다.
말이 세계적 가구기업의 취업이지 그 속을 들여다보면 국내 중소기업 아르바이트생 모집과 다름이 없다.
“광명시, 이케아와 일자리 업무협약 체결-광명시민 300명이상 채용 등 일자리 협력 체계 구축”
이라고 홍보하며 세부 이행계획에서 “4월 29일 광명시와 체결한 유통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 이후 채용한 직원 중 300명 이상은 광명시민에게 우선 채용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광명시민 300명 이상 채용 시 매니저급 및 중간 매니저급에 대해서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우수한 인재들을 일정 부분 이상 채용한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명시했다.” 고 하며 정규직 300명 이외도 중간 관리직까지 채용 할 것이라고 7월 25일 고용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홍보하였다.
또 9월 26일 일자리창출과 답변을 보면 광명시에서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자세로 광명역세권 개발지구내 이케아 코리아1호점을 비롯하여 기업투자 유치를 통한 “광명시민의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노력하며 매월 2회~3회 이상 정기적으로 회의를 통하여 광명시민의 채용현황 및 면접진행 사항 등을 파악하여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을 위한 협약내용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시민들에게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던 광명시는 12월 개장에 직원 500명 채용 중 300명 광명시 채용이 무산되자 부랴부랴 내년 3월말까지 300명 이상을 채용하고 300명의 30%인 90명 이상을 관리자 및 주 40시간 근로 계약직으로 채용키로 했다고 10일 밝혔지만
이케아와 광명시가 처음 체결한 300명에서 90명으로 줄어든 빛바랜 공허한 약속이 되었다.
또 한번 약속한 부분을 뭉개고 이행하지 않은 이케아에게, 광명시와 이케아가 맺은 채용협약이 양치기 소년의 약속과 같은 허풍선 약속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들 수밖에 없다.
이케아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다.
13일 예정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이케아 코리아 김 한진 전무가 소환되어 출석이 예정되어 있다. 이케아의 고용정책과 상생약속 불이행 등 각종 “갑질” 논란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사안은 지난 7월 광명시와 맺은 상생협약의 실효성과 약속이행 여부다. 약 2만 6,000㎡ 규모의 매장을 열면서 지상 1층 1,157㎡ 규모의 판매 공간을 중소가구 업체들을 위해 마련키로 약속했지만 해당 매장은 판매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구석진 주차장에 위치하여 ‘생색내기’용이란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케아는 대형마트들이 동참하고 있는 의무휴업 대상에서 제외된 점도 문제이다. 더구나 최근 고용노동부 일자리 사이트 워크넷에 구직광고를 냈는데 시급을 5,210원으로 고지했다 문제가 시끄러우니까 내렸다. 이는 내년도 최저 임금 5580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국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장밋빛 청사진으로 시민을 우롱했던 광명시는 뭐했나?
약속은 파기의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그것을 지켜야 하는 것이 선진국 대기업이라는 이케아가 할 사회적 책임이다. 개인과 개인의 약속도 중요한데, 하물며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35만 시민에게 한 약속은 태산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감에서 문제가 될 정도로 일이 커졌는데 광명시는 그동안 뭘 하고 있었나. 홈플러스나 이마트의 개장은 결사적으로 막으면서 지역 상인들의 생존권까지 무너뜨리며 세계적인 기업이라 홍보하며 이케아를 유치했으면 처음의 약속이 지켜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어야 한다. 그리고 부득이 그러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 되었으면 허언을 시인하고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시정을 책임진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역세권 개발이니 고용창출이니 하는 온갖 청사진을 남발하더니 외국 대기업 이케아의 고용 방침에 영향도 미치지 못하면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습은 시정을 책임진 정치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중앙의 정치권까지 문제가 확대된 만큼 지금부터라도 광명시가 결기를 가지고 약속이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