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에서 울려 퍼지는 아주 특별한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차갑게 몰아치는 바람 속에 춤을 추듯 흩날리는 하얀 눈이 마치 가는 길을 축복이라도 하듯이 아름답게 내린다. 피 끓는 청춘들이 모여 있는 곳, 남자들이 술 한잔 걸치면 무용담에서 빼 놓지 않고 등장하는 곳, 바로 군대이다. 하지만 군대 생활 할 때야 어디 그런가. 힘들고 고생스럽다.
더구나 요즘처럼 편하게 생활하다 군대에 가서 적응하기란 쉬워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생활하다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규칙적이고 힘들었던 군의 경험이 자신이 살아가는데 있어 크나큰 도움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만 말이다. 남자들만의 전우애을 키우고 조직생활의 협동심을 키우며 국가에 대한 사랑을 배우는 곳이 군대이다.
하지만 그들은 외롭다. 이제 막 성년이 된 그들이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사회와 떨어진 깊은 산속에서 그들만의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 위안을 줄 있는 곳이 바로 교회이다. 힘들고 외로울 때 잠시 지친 영혼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곳, 언제든 길 잃은 영혼을 반겨주는 곳,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는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게 반성하는 곳이다.
파주에 있는 부대의 율곡교회(담임목사 김영필)에서 특별한 예배가 있었다. 평소의 엄숙한 예배에서 벗어나 해바라기를 초청해 장병들과 함께 노래하고 즐기는 예배를 마련한 것이다.
해바라기의 고운 선율이 산속의 교회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장병들과 김영필 담임목사의 지인들이 함께 하는 율곡교회의 색다른 예배는 장병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셔 준다.
“용서하라. 서로의 잘못을 감싸 안을 때 좀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젊은 날의 철없음을 뉘우치고 주님께 귀의하여 노래로 전도에 힘쓰고 있다는 해바라기.
미소년 같은 미소를 머금고 예배시간 내내 장병들과 어울려 즐겁게 박수치며 어려운 길을 달려와 준 목사의 지인들께 감사의 인사를 잃지 않는 멋진 마인드의 문무를 겸비한 대대장.
하나하나 정성들여 포장한 선물을 들고 자식 같은 장병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기 위해 내리는 눈발을 축복의 꽃송이 삼아 기꺼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목사의 지인들.
장병들을 위하여 지인들에게 기꺼이 고개 숙여 부탁하고 대대장에게 애교를 부리며 장병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보듬어 주는 격식을 차리지 않는 김영필 담임목사.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한데 어우러진 율곡교회의 밤이 12월의 한파를 녹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