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조국을 떠나 외국에 나가면 한국말을 하는 사람만 봐도 반갑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같은 뿌리를 소유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동질감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고향이라는 언어는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우리에게 포근함을 주는 말이다. 그래서 같은 고향을 공유한 사람들은 서로 간에 감싸주고 안아주는 애정이 깊을 수 밖에 없다.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느 곳에 뿌리를 두었든, 어느 곳에서 살아가고 있든 크고 작은 향우회라는 모임을 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민족의 가슴속에 따뜻한 감성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광명의 도심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어 시골 같은 정취가 남아 있는 마을이 학온동이다. 그 학온동의 호남향우회 송년회를 찾았다.
매서운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2월의 어느 날 학온동 금천가든에서 진행된 이날 모임의 분위기는 찬바람을 녹이고 남을 만큼 훈훈한 정이 넘쳐흘렀다. 박진성 총무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4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여 보내는 한해의 아쉬움을 술잔에 담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못다 한 이야기를 하며 회포를 푸는 자리였다.
박동수 학온동 호남향우회 회장은 “고향은 늘 그대로인데 갈 때 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점점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또 나이가 들수록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고향 사람들에 대한 애착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같은 고향이라 하여도 사람인지라 반목과 대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목의 골을 깊게 가지고 가면 안됩니다.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생각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서 즐겁고 신명나는 향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 또한 그러한 향우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여러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해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또 향우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즐거운 분위기 속에 분위기는 무르 익어가고 정으로만 함께 할 줄 알았던 향우회는 광명시 장애인 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였다. 함께 하여 좋은 사람들이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는 순간이었다. 이들처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정을 나누고 사회의 약자를 배려 할 수 있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 사회는 한층 더 따뜻하리라 생각하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