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광명5·6동에는 유난히 재활용품을 줍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길을 걷다 보면 리어카(낡은 유모차)를 끌고 가게 앞에 멈춰서 재활용품을 정리 정돈하신다. 그나마 젊은 사람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데, 나이가 드신 분들은 정말 허리가 90도로 굽으셔서 리어카를 끌고다닌다.” 어르신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하는 광명 새마을시장 전통먹거리타운(일명 순대골목)에 위치한 ‘은행나무’ 식당 사장님이신 송숙영씨의 말이다.
광명새마을시장 ‘은행나무’식당에서는 매월 1일 오전 11시부터 2시까지, 약 60∼70여명의 인근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2009년 8월부터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함께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일이 6년을 맞이 하고 있는 것이다.
도착해보니 10시부터 음식을 준비하는 줄 알았는데 그분들은 어르신들께서 오시자마자 음식을 드실 수 있도록 아침일찍부터 음식준비를 했던 것이다.
음식 준비가 다되면 11시30분부터 식당을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곰탕 급식을 시작한다.
급식과 동시에 식사가 끝난 분들의 식기류를 모아 설거지를 시작한다. 이제는 능숙하게 남편과 손발이 척척 잘 맞아 급식과 설거지를 한다.
12시 40분쯤에 대부분의 급식은 끝나고, 그제야 두부부는 점심을 먹은 후 나머지 설거지를 하고, 식당안 청소와 뒷마무리까지 하고 나면 오후 2시쯤 된다.
송숙영씨는 “매월 1일 요일에 관계없이 격월로 추어탕과 닭곰탕을 드리지만 가끔은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실때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별도로 만들어 드린다. 항상 마음 깊이 자리한 ‘봉사’라는 것이 어찌보면 나의 책임인거 같다며 여유가 안 될 때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지만 넉넉하지는 않지만 한끼의 식사를 드시고 가시는 어르신네들의 뒷모습을 볼때면 마음이 뿌듯하고 편하다”고 하며 “작년 여름날인가 재활용품을 정리하시던 할머니께서 두 손을 이끌고 가게로 들어가시더니 날씨도 더운데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먹고 급식을 하라고 꾸깃꾸깃한 쌈지 돈을 내밀 때 차마 거절 할 수가 없었다”며 더 이상 말을 잇지못하고 뒤돌아서 눈가에 맻힌 이슬을 조용히 닦는 모습에 고운 심성이 보인다.
연신 급식을 준비하던 남편은 “처음 시작(무료급식)을 할 때는 몰랐다. 어쩌다 한 번씩 식당을 가보면 많은 분들이 계셔서 오늘은 장사가 잘되는 줄 만 알았다고 한다. 몇 번을 그리 생각 하던 중 이상한 생각이 들어 물어보니 ‘사실은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하고있다’고 했다고 한다. 지금은 휴일 날이면 같이 무료급식을 하는 것이 보람되고 삶을 살아가면서 베풀 줄 아는 배려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든다”고 한다.
인터뷰가 끝낼 무렵 그는 “무료급식은 한 달에 한번이지만 그 때마다 일손이 모자란다. 혼자할려고 하니 벅차서 힘들다고 한다. 오늘은 휴일이라 남편이 도와주지만 무료급식을 하는 날이 평일이면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구해 급식을 한다”는 것이다.
무료급식을 자주 이용하는 할머니 K씨는 “이렇게 봉사를 하고 살아야 되는데 나는 왜 못하는지……, 잘먹고 갑니다”라고 하시면서 발걸음을 재촉하신다.
봉사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절실히 깨닫는다.
봉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그렇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월 1일 급식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마음과 실천적 노력이 없다면 무료급식은 불가능 하다.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건 아닐까.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두 손 마주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