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다른 지자체에 비해 대처를 잘하고 있던 광명시에 비상이 걸렸다. 신천지, 구로 콜센터, 이태원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지로 떠오르고 있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 확진자의 광명직장 동료 2명이 15(30대,광명동)번째, 16(40대.하안동)번째 확진자로 나타나면서 2일 연속 확진자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5월 28일 0시 현재, 신규 확진자가 79명 발생하여 총 누적 확진자수는 11,344명(해외유입 1,232명*(내국인 87.8%))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동안 하루 20명 이하로 떨어졌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기도는 5월 28일 현재 79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성남이131명으로 가장 많고, 쿠팡 관련 비상이 걸린 부천이 103명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평,여주,연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아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용추계곡을 품은 수도권의 대표 명품공원인 가평 ‘연인산도립공원’이 수십 년간 묵은 쓰레기를 모두 걷어내고 도민들을 위한 청정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온 ‘연인산도립공원 용추계곡 환경복원사업’을 올해 5월 모두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연인산도립공원은 매년 여름철에만 100만여 명의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휴가지이지만,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쌓이며 몸살을 앓아왔다. 더욱이 자연복원을 위해 용추계곡 주변으로 난립됐던 불법 건축물 등을 정비하면서 발생한 폐기물에 대한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경기도는 2018년부터 연인산도립공원을 직접 운영·관리를 시작하면서 자연생태계 및 문화경관의 보전과 지속적 이용을 도모하고자 이번 환경복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자체인력과 장비를 총 동원해 주요 등산로나 계곡, 임도뿐만 아니라 불법 투기된 산림 내 폐기물 등을 매주 2~3회씩 상시 수거하며 무려 2,000여 톤(t)에 달하는 쓰레기를 모두 걷어낼 수 있었다. 연인산(戀人山)은 당초 이름 없는 산을 가평군에서 공모해 ‘사랑이 이뤄지는 곳’이라는 뜻을 담아 1999년에 이름을 지었으며, 용추계곡뿐만 아니라 장수능선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산양상을 보이면서 경기도가 지난 10일 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에 2주 동안 내렸던 집합금지 명령을 2주 더 연장했다. 이번 집합금지 명령 대상에는 단란주점과 코인노래연습장이 추가됐다. 경기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수도권 내 집단감염 차단을 위한 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5월 23일 정오부터 6월 7일 자정까지 내린다고 23일 밝혔다. 집합금지 대상은 기존 유흥주점(클럽, 룸살롱, 스탠드바, 카바레, 노래클럽, 노래 바(bar) 등)5,536개소, 감성주점 133개소, 콜라텍 65개소에 신규로 단란주점 1,964개소와 코인노래연습장 665개소가 추가돼 총 8,363개소가 됐다. 이들 시설은 즉시 영업을 중지해야 하며, 위반 시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업장 사업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도는 위반에 따른 확진자 발생 시 영업주나 시설 이용자에게 조사, 검사, 치료 등 관련 방역비 전액에 대한 구상권·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으로 허용 가능한 모든 제재 방안을 이행할 방침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와 시·군·구 합동 단속반이 이번 집합금지
GC녹십자는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를 국내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제약회사가 코로나19 치료제의 전면 무상공급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업계에서 이윤을 포기하는 정도의 발표는 있었지만 GC녹십자의 결정은 금전적 손해를 감내하겠다는 것이어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에서 다양한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해서 만드는 의약품이다. 이와 같은 혈장 치료제는 신종 감염병 발발 시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회사 측은 혈장치료제 정부지원금을 제외한 개발부터 상용화 이후의 일체 비용을 자체 부담하고 무상 공급분의 수량 제한이나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다고 했다. 허은철 GC녹십자 사장은 “사상 초유의 감염병 치료를 위해 쓰이는 의약품은 오롯이 국민 보건 안정화를 위해 쓰이는 것이 온당하다”며 “코로나19를 극복한 우리나라 국민의 힘을 한데 모아 만들어지는 혈장치료제 플랫폼은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GC녹십자는 주주 서한을 통해 단기적인 수익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한 결정에 대해 주주들의 너른
전기 쇠꼬챙이로 주둥이나 귀를 찔러 개를 도살한 농장주와 반려동물 영업등록을 하지 않은 채 카페를 운영하며 고양이를 전시하거나 인터넷으로 판매한 업소들이 경기도 수사에 적발됐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도내 개 사육시설과 동물 관련 영업시설에 대해 동물보호법 불법행위를 집중 수사하고 이 가운데 9개 업체 14건의 위법행위를 적발, 모두 형사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14건의 위법행위는 ▲동물 학대행위 2건 ▲무등록 동물영업행위 3건 ▲가축분뇨법 위반 2건 ▲폐기물관리법 위반 7건 등이다. 주요 위반사례를 보면 평택시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A농장주는 개 250두를 사육하며 전기 쇠꼬챙이를 개의 주둥이에 물려 10여 마리를 도살했다가 동물학대 혐의로 적발됐다. 안성 소재 B농장주 역시 1997년부터 연간 100여 마리를 전기 쇠꼬챙이로 개의 귀를 찔러 도살한 혐의로 적발됐다. 또한 이들 두 농장주는 음식물 폐기물 처리 신고를 하지 않고 남은 음식물을 개의 먹이로 주었으며, 허가를 받지 않은 폐목재 소각시설을 작업장 보온에 사용해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개를 묶은 상태에서 전기가 흐르는
광명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조성하고자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부모 모니터링단’을 12월까지 운영한다. 시는 지난 11일 광명시청 중회의실에서 ‘2020년 어린이집 부모 모니터링단 위촉식’을 개최해 부모 모니터링단 10명에게 위촉장을 전달했다. ‘부모 모니터링단’은 보육 전문가 5명, 학부모 5명으로 구성되어 2인 1조로 오는 12월까지 보육환경 점검 활동에 나선다.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해 건강, 급식, 위생, 안전관리 등 4개 분야를 모니터링한다. 시는 모니터링단의 전문성 및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위촉장을 받은 한 모니터링단원은 “올해 열심히 모니터링 활동을 해서 부모들이 믿고 안심하며 보낼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드는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부모의 마음으로 한 해 동안 모니터링 활동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 모니터링단은 지난해 관내 어린이집 113개소를 방문하여 모니터링을 실시하였으며 모니터링 결과에 대하여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심의사항에 포함해 일부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수요자 중심의 안심보육정책 실
경기도는 어패류 산란기, 성육기와 겹쳐 불법어업 행위가 많은 5월 6일부터 5월 31일까지를 ‘불법어업 일제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어린고기 불법 포획, 싹쓸이형 불법어업에 대한 지도·단속에 들어간다. 경기도 해양수산과장을 총괄로 한 단속반이 각 시·군 해당 지역에 대해 자체적으로 단속하며, 필요할 경우 도-시·군의 합동 단속도 실시한다. 대상 지역은 연근해바다의 경우 ▲안산-탄도항, 방아머리항 ▲화성-궁평항, 전곡항, 제부항, 고온항, 매향2항 ▲김포 대명항 ▲평택-권관항, 서부두 ▲시흥-월곶항, 오이도항 등 12개 항·포구와 국화도, 입파도, 대부도, 풍도, 육도 인근 해역이다. 하천 단속은 임진강, 남한강, 북한강 등 도내 주요 하천을 중심으로 진행하며, 파주, 연천, 가평, 남양주, 양평, 여주, 평택, 화성 등 8개 시·군이 참여한다. 중점 단속대상은 ▲무허가 어업행위 ▲어종별 포획금지기간과 잡을 수 있는 크기를 위반해 어린고기를 잡는 행위 ▲삼중자망 등 불법어구를 만들거나, 불법어획물을 소지ㆍ판매하는 행위 ▲동력기관이 부착된 보트를 이용해 놀이를 목적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위 등이다. 단속에 적발될 경우 수산관계법령 등에 따라 최고 3년 이하 징역 또
경기도는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찾게 된 유기견의 수가 1,500마리를 넘어섰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13년 11월 첫 번째 입양견 콩이 이후 약 7년, 2019년 2월 16일 1,000번째 입양견 밤비에 이어 14개월 만에 이루어낸 쾌거다. 이번 1,500번째 입양의 주인공은 금강이. 금강이는 고양시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를 받다 지난 4월 2일 선발돼 도우미견나눔센터로 온 귀여운 믹스견이다. 사회성이 좋아 센터 직원들과 방문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금강이는 마침내 지난 4월 27일 의왕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금강이를 입양한 백설아씨는 “질병검사, 백신접종 등 위생적으로 강아지를 관리하고 기본 훈련도 시켜 입양을 보낸다는 점이 신뢰가 갔다”며 “앞으로도 센터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잘 키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 도우미견나눔센터’는 경기도에서 직접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입양기관으로 지난 2013년 화성시 마도면에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시군 보호시설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 중 사회성이 좋은 강아지를 선발해 치료와 훈련, 질병 예방 등의 절차를 마친 뒤 필요로 하는 도민에게 무료로 입양하는 업무를 수행 중이다. 선발한 유
광명경찰서는 4월 29일 코로나19 극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춘석 광명경찰서장 및 이항기 광명전통시장 조합장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MOU)를 체결하였다. 광명경찰서는 ▲매월 둘째주 수요일, 마지막주 금요일을 ‘전통시장 가는 날’로 지정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한 전통시장 활성화 ▲전통시장이 운영 중인 배달앱 놀장(놀러와요시장) 홍보를 통해 소상공인과 영세업자를 적극 도움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예정이다. 임춘석 광명경찰서장은“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광명경찰서 전 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명소방서(서장 박정훈)는 30일부터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국민이 안전하고 편안한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화재예방 및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안전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건조특보가 계속 발효된 상태로 연휴 중반까지 전국이 대체로 맑고 기온도 오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화재발생위험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연휴기간 야외활동인구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화재 및 각종 안전사고 등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예방활동 및 초기 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와 연등회는 오는 5월로 연기됐으나, 소규모 행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사찰 2곳에 대하여 부처님 오신 날 당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소방인력과 소방차, 의용소방대원이 순찰을 실시하여 화재 등 각종 사고에 초기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주요 내용은 ▲산불 예방활동 강화 ▲전 직원 비상 응소체계 정비로 출동태세 확립 ▲석가탄신일 대비 사찰 등 주요문화시설 안전관리 ▲ 캠핑장 및 숙박시설 기동순찰 강화 ▲소방장비 및 소방용수시설 관리 철저, 초기대응체계구축 등이다. 박정훈 서장은
경기도민 대다수(86%)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도는 지난 25일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상황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29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도민의 절대 다수(98%)는 현재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 신청이 진행 중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도민의 86%는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대해 ‘잘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참고로 도는 지난 4월 20일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을 받고 있다. 도민들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지급받으면 ▲슈퍼마켓(49%) ▲일반음식점(40%) ▲전통시장(35%) 등에서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병·의·한의원, 약국, 산후조리원(16%) ▲편의점(15%) 순으로 높았다.(1+2순위 중복응답) 도민들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사용방법에 대해서도 높게 인지하고 있었다. ‘백화점, 대형마트, 유흥·사행업소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88%, ‘사용 승인일로부터 3개월 내에 사용해야 한다’는 85%의 높은 인지율을 보였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없다’(
광명시는 공공장소 5곳에 15대의 무선인터넷을 구축해 27일부터 무료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우선 선정해 한내근린공원(6대), 영당말근린공원(3대), 도덕산공원(2대), 철망산복합시설(3대), 광명사거리먹자골목(1대)에 무선인터넷을 구축했으며 이번 5개소가 추가됨에 따라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와이파이존은 50개소 270대로 늘어났다. 무선인터넷 구축은 민선7기 공공와이파이 확대구축을 위한 계속사업으로 2018년에는 전통시장 2곳과 광역버스 33대, 2019년에는 체육시설 및 편의시설 등 유동인구 밀집지역 8곳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했다. 시는 상반기에 주요 버스정류장, 하반기에 버스 252대에 무선인터넷을 구축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광명시민은 누구나 통신사에 관계없이 스마트폰으로 광명시 공공와이파이 ID인 ‘G_PublicWiFi_광명’을 선택하여 접속하면 빠른 속도(100Mbps 이상)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광명시 관계자는 “시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시민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무선 인터넷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
비워져 있는 것은 고희숙 마음 한 칸이 비워져있는 것은 그리움일까 외로움일까 아니면 빛바랜 추억일까 어느 날 찾아와 가슴을 채워버린 빈자리 채워지지 않는 자리 채울 수 없는 그 자리에 공허만이 똬리 틀고 앉아있다. 쓸쓸한 바람만이 찾는 가을이었다. 잠들어도 잠들어도 꾸어지지 않는 꿈에 밀려왔다 밀려가는 지난날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랑이지만 망부석이 되어버린 그리움에 비워진 마음은 등대를 향해 파도를 넘는다.
시(詩)는 고희숙 내 삶 속에 응집된 소망입니다. 풀어헤친 한가닥 추스르면 또 다른 미로가 나타나는 알 수 없는 인생길의 동반자입니다. 한없는 사랑으로 빛나다 어느 순간 깊은 심연에 잠기며 간혹 순결한 미소로 부르는 애인입니다. 용광로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타올랐다 북극을 얼려버릴 듯 냉정한 얼굴의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심연(深淵)입니다. 오늘도 목마름에 잡념 속 유영(流泳)하다 퍼뜩 건져 올린 시어(詩語) 한가닥은 먹먹한 가슴을 두드려 소소한 햇살로 피었습니다.
들꽃의 노래 고희숙 귓불을 간질이는 바람의 유혹에 아이도 어른도 접었던 날개를 펴고 한바탕 춤의 향연을 펼친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바람에 언덕 숨소리도 넘나들기 힘든 바위틈에 핀 하얀 소금꽃 내주어도내주어도 부족하다 투정부리는 욕심쟁이에 모든 빗장 열어주고 알몸으로 선 꽃 화려하게 포장하진 않았어도 지친 벌과 나비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서로의 온기로 어우러져 빛나는 꽃 순간 바삭거리는 건초로 섰지만 초라함 입지 않는 단아함으로 따뜻함이 그리운 겨울밤을 꺼지지 않는 노래로 물들이고 있다.
엄마 미소 고 희 숙 섬 소녀 학교 갔다 돌아와 깍두기 반찬에 뚝딱 밥그릇을 비울 때면 밥상머리 채우고 앉아 천천히! 천천히! 체할라! 미소로 지켜주시던 엄마 생각 사무치게 그리움으로 밀려오는 날 울컥하는 마음에 큰 숨쉬며 하늘을 향해 고개 들어 눈가에 고인 눈물을 삼키며 무심한 기지개를 켜본다 남는 것 보다 모자란 게 많았던 지난 시간이었지만 진하게 배어있는 미소를 꺼내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뭉클하다 특별한 날이면 되살아나는 엄마의 미소 속에 잠들고 싶어 오늘밤 마법의 꿈속으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