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7월4일 독일 본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제39차 회의를 개최하고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
이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삼국 고대 왕국들 사이 상호교류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는 점과 백제의 내세관과 종교,건축기술,예술미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2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되었다.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WHC)는 7월5일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
그런데 일본이 강제징용을 감추기 위해 1850년~1910년으로 한정해서 신청한 세계유산 23곳 중 군함도(지옥도)를 포함한 7곳이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 장소라는 것이다.
일본이 등재시키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서남쪽 18㎞ 떨어진 곳의 하시마라는 섬으로 야구장 2개 크기의 작은 섬이다.
이곳은 섬 주변으로 10m에 달하는 벽을 세워 강제 징용된 우리선조들의 탈출을 막아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의 한스런 역사가 담긴 ‘참혹의 현장’이다.
2012년 CNN이 세계 7대 소름 돋는 곳 중 하나로 선정할 정도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텅 빈 도시이기도 하다.
일본은 이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강제노역’이라는 표현을 쓰기로 하였다고 외교부는 설명하였다.
그런데 일본은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이 등재 되자마자 ‘강제노역’이란 말을 쓰기로 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것은 등재 결정문에 ‘강제노역’ 표현이 직접 포함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결국 일본이 ‘강제노역’ 정보에 대한 수위와 방식을 정한다. 라고 하는 국제법적 효력이 있는 공식문서로 보장 받지 못한 채 상대국의 선의에만 기대는 부실한 합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우리의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아시아 삼국의교류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등재되었는데
일본의 세계유산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은 조상들의 착취 현장인데 우리가 막지 못하고 등재되는 우스운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는 조상들의 한을 제대로 후손들에게 가르쳐 다시는 아픔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할 책임을 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곳이 여기 있다. 정선의 화암동굴과 광명의 광명동굴이다.
정선의 화암동굴은 천포광산, 광명동굴은 가학광산이다.
천포광산은 1922년부터 1945년까지 금,은을 채광하였던 국내5위의 광산이었고 가학광산은 1912년부터 1972년까지 금,은,동,아연을 채광하였던 수도권 최대의 광산이었다.
두 곳 모두 일제시대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이 서린 슬픈 뒷면의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다.
화암동굴은 인공과 자연이 어우러진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잘 재조명해 화암동굴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다시 한번 어제의 아픈 역사를 뒤돌아보게 만들어 내일의 다짐을 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100% 인공(즉 조상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광명동굴은 역사의 아픔과 조상의 한이 서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다. 겨우 들어가다 조금씩 채광 현장을 재현해 놓은 것이 전부이다.
수도권 유일의 동굴로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시장의 마인드는 굉장히 좋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아픔과 한이 서려 있는 곳을 위락시설로 만들기 전에 반성하고 짚어보고 가야 할 것이 있다는 얘기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시설을 아무리 잘 해놔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역사의 아픔에 대한 부분을 털고 가는 것이 동굴에서 '개그 콘서트'를 해도 욕 먹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의 희망은 없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제의 잘못됨을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꿉장난 같은 숫자놀음에 빠져 허상 속을 헤매지 말고
8월15일 광복절에 ‘소녀상’을 동굴 앞에 세운다는 역사 반성 면피용 결정을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시고 차라리 '소녀상'을 세우겠다면 ‘위령탑’ 도 같이 세워 아픔의 역사를 반성하는 ‘교육의 장’과 수도권의 시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관광의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