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시장 박승원)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3회에 걸쳐 평생학습원 1층 강당에서 '2022년 세계시민 특강'을 진행해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특강은 세계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세계의 흐름을 학습하고 더 넓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문화, 과학, 분쟁 3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분야별 현장 전문가를 초청하여 진행됐다. 특강의 첫 번째 강연자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러시아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를 이야기하고, 귀화 한국인으로서 직접 겪은 에피소드를 공유하며 문화 다양성에 대한 공감과 호응을 끌어냈다. 두 번째 특강에서는 이명현 천문학자가 별을 보는 의미와 여러 가지 방법, 우주 안에서의 우리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주와 지구에서 각 개인에 이르는 존재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특강에서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시점에서,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피디가 세계의 주요 분쟁을 직접 취재한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며, 전쟁이 세계사회와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돌아봤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온라인을 활용한 질의응답을 운영하여, 더 다양하고 많은 의견을 나눴다. 특강에 참여한 한 시민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편견을
광명시(시장 박승원)가 주최하고 (재)광명시청소년재단 청소년미디어센터가 주관한 ‘제10회 광명시 전국 청소년미디어페스티벌 영상공모전 시상식’이 지난 26일 광명시청소년수련관 4층 대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영상공모전에는 자유 주제를 비롯해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를 되새기자는 바람을 담아 ‘전쟁’을 특별주제로 단편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총 200여 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공모전 심사에는 조한선, 김민경 등 배우와 권형진, 강솔, 오성윤 등 영화감독을 비롯해 김영철 촬영감독, 정다열 제작기획자, 강은아 영화기획자 등이 참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은 한국애니메이션고등학교 앤보드레 팀 ‘나비잠’이 수상했으며, 그밖에 ‘골동품’, ‘STRING’, ‘김미영’, ‘거짓말게임’, ‘ILLUSION’, ‘괜찮아도괜찮아’, ‘A pair of’, ‘인생한방같은소리하고있네’, ‘Show must go on’, ‘열매’, ‘북에서 온 아이’, ‘서브’, ‘소원’, ‘경영고에서 영화를 만들 때 생기는 일’ 등 총 15개 작품이 수상했다. 연기자 부문에서 임서율(‘골동품’), 천서연(‘인생한방같은소리하고있네’), 이한중(‘연극하는 날’) 등
(재)광명문화재단은 오는 12월 1일 저녁 7시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유홍준 교수를 초청해 특강을 개최한다. 한국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 셀러인「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는 영남대 미술사학과 교수를 거쳐 문화재청장을 역임했고, 대중적으로 소통하는 문화유산 전도사로 활동 중이다. 이번 특강은 ‘한국미술의 아이덴티티’를 주제로 국내 미술작품, 조형물, 문화재 등을 살펴보며, 한국미술의 역사와 정체성의 의미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나갈 예정이다. 유홍준 교수 초청 특강은 모바일 링크(QR코드)를 통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며, 광명시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광명문화재단 경영지원팀(☎02-2621-8834)으로 문의하면 된다.
무의공 이순신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 하고자 노력해온 광명문화원은 11월 26일 광명역사문화콘서트 「이순신?이순신!」을 진행하였다. 광명문화원은 2020년 「무의공 이순신의 임진왜란 기억과 평가」 학술자료집을 발간하며 콘텐츠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2021년에는 광명시민들에게 무의공 이순신을 좀 더 쉽게 알릴 수 있도록 향토역사극 「이순신과 이순신」을 무대에 올렸다. 2022년에는 그동안 기획하고 준비한 무의공이순신 관련 콘텐츠들을 한자리에 모아 광명역사문화콘서트 「이순신? 이순신!」이라는 이름으로 광명시민들을 만났다. 광명역사문화콘서트는 토크콘서트, 전시, 체험으로 그동안 광명문화원에서 발굴하고 연구해온 무의공 이순신 관련 콘텐츠들로 구성되어 광명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본 행사인 토크콘서트에 앞서 충무공 이순신과 무의공 이순신이 함께 즐겼다고 알려진 승경도 놀이, 활쏘기 체험, 광명인물디자이너:수작당을 통해 제작된 무의공 이순신의 캐릭터를 활용한 만들기 체험과 전시는 광명역사문화콘서트를 통해 광명시민 한 사람이라도 더 무의공 이순신을 알게되길 바라는 행사의 취지를 담았다. 무의공 이순신의 생애, 사람, 업적 및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경기 유니크베뉴(지역이색 회의명소)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박람회) 체험 프로그램 개발 공모전을 통해 16개 우수 프로그램을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지난해 선정된 경기도 지역이색 회의명소만의 독창성을 가미한 마이스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명소별 매력과 마이스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전문가 및 일반인으로 구성된 체험단 평가를 통해 최종 선정했다. 주요 우수 프로그램을 보면 포천 허브아일랜드의 ‘허브 웰니스 건강 면역 치유 프로그램’은 힐링(치유)을 테마로 포천 관내 농가들의 허브 수확물을 활용하면서 포천 자연 그대로를 이용한 허브입욕체험, 허브차 시음, 허브식물체험 등 1대 1 맞춤식 웰니스(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체험단들의 최고 평점을 얻어 경기도 우수 마이스 체험 프로그램 대상(大賞)으로 선정됐다. 용인 한국민속촌의 ‘한국전통 가옥 야간투어’, 파주 아시아 출판문화정보센터의 ‘라이브러리 스테이 지지향 연수프로그램’은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는 일부 마이스 체험 프로그램 자체 개발이 어려운 유니크베뉴를 대상으로 마이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민세희, 경콘진)이 올해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이하 경기콘랩)의 사업성과를 전시하는 ‘2022년도 경기 콘텐츠 코리아랩 창작자주간’ 행사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하고 있다. 경기콘랩은 경기지역 디지털 콘텐츠창작자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는 대체불가능토큰(NFT), 숏폼 영상, 웹소설, 메타버스 분야의 교육 및 제작지원 사업을 진행하였다. 지난 11월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했던 ‘창작자주간 파트1’에서는 올해 진행한 사업의 참여자 또는 참여기업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웹소설 아카데미의 우수수료자 작품 15개작 △창작모꼬지의 NFT 교육사업 참여자 45명의 작품 157점, △창작발전소의 숏폼영상 제작지원 10개사의 영상 93편, △메타버스 제작지원을 받은 5개사의 서비스 소개영상 5편, △홍보영상 제작지원을 받은 콘텐츠기업 영상 10편, △창작충전소의 영상편집 교육의 우수 수강생 영상 6편 등이 전시되었다. 파트1 행사의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에는 웹소설 아카데미, 창작모꼬지의 수료식을 겸한 전문가 특강과 네트워킹 자리도 마련됐다. 재겸 작가의 강연을 시작으로 문피아 김환철 의장, 차소희 작가가 진행한 웹소설 분야
(재)광명문화재단(대표이사 어연선)은 22일 (재)금천문화재단(대표이사 오진이)과 안양천을 기반으로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산업화 시대, 구로 공단 기반 노동자들이 삶의 터전으로 정착하며 발전된 광명시와 금천구는 안양천 기반의 생활권을 중심으로 문화, 역사적 배경을 공유하며, 두 지역이 문화예술로 연대 협력하고자 업무협약이 추진되었다. 하안문화의집에서 개최된 이번 협약식은 광명문화재단 어연선 대표이사와 금천문화재단 오진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재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업무협약을 통해 안양천을 기반으로 ▲시민의 문화생활권 확보 및 지원을 위한 문화재단 간 상호 협력 ▲홍보채널 활용 및 추진 사업 협력 ▲생활문화를 중심으로 문화생활권 지원 및 활성화를 위한 협력사업 발굴 ▲문화 자원 및 지역 공간 교류 활용 협력 사업 추진▲전문 역량을 활용한 생활문화 협력 사업 등이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광명문화재단과 금천문화재단은 업무협약 내용을 바탕으로 안양천 기반 생활문화 사업 연계, 협력사업 발굴, 예술인 교류 등을 공동 운영하면서 양 도시의 중장기적 상생 협력을 통한 도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영선)은 철산복지관 2층 강당에서 11월 11일부터 15일, 17일까지 3일에 걸쳐 2022년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간담회 및 평가회를 개최하여 한 해 동안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간담회 및 평가회는 학교 및 유치원 등에서 방역 및 보조교사 활동을 수행한 ‘시니어 선생님 사업단’ 30명, 유아를 대상으로 숲해설 교육을 진행한 ‘그린실버 사업단’ 30명, 광명시 내 공공시설물을 소독하여 안전하게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공공시설물 소독 사업단’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올 한해를 돌아볼 수 있는 활동 영상을 시청하고 참여자 간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11월 말 사업 종료를 앞두고 건강하게 활동을 마무리한 바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활동에 참여한 한 어르신은 “일자리를 하면서 하루하루 활력이 생겼다”며 “일자리 참여를 통해 소소한 즐거움과 행복을 느꼈는데 벌써 끝이라니 아쉽고,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계속 일자리에 참여하고 싶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철산복지관 김영선 관장은 “길어진 코로나19로 인해 활동함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무탈하게 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재)광명문화재단(대표이사 어연선)은 지난 20일 광명텃밭보급소에서 생활문화 거점 활성화 사업 <근거한 공간> 교류프로젝트‘가을잔치’를 성황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교류프로젝트‘가을잔치’에서는재단과 광명시 문화예술 기반 민간공간 4곳(광명텃밭보급소, 다온도예, 초아픽, 협동조합 담다)이 한곳에 모여 시민들이 공연·전시·체험을 즐기는 장을 마련했다. 광명텃밭보급소 곳곳에서는 민간 공간 4곳의 매력이 담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흙을 창작하는 공간 ‘다온도예’에서는 3대 가족 10팀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여 열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공예 작품을 선보였고, 원예공방 ‘초아픽’에서는 지난 10월 진행한 <꽃 이름 삼행시> 공모전의 당선작을 식물과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협동조합 담다’에서는 텃밭을 배경으로 오카리나 악기 연주와 해금, 가야금 국악 공연을 선보여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도시농부 공동체가 운영하는 공간‘광명텃밭보급소’에서는 쪽파 심기, 보리 심기 등 늦가을 텃밭을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사업에 참여한 민간 공간 기획자는 “광명문화재단, 광명시 생활문화 공간 4곳과 시민들이 함께해 더욱 의미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돌아온 ‘경기 크리에이터즈 데이’가 크리에이터와 도민의 깊은 관심과 참여 속에 막을 내렸다. 경기콘텐츠진흥원(원장 민세희, 이하 경콘진)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토요일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된 ‘2022 경기 크리에이터즈 데이’에 총 937명이 참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콘진이 주관한 이 행사는 1인 크리에이터 지원사업을 돌아보고 참여 크리에이터와 크리에이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콘텐츠를 즐기고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의 개막식에서 경콘진 민세희 원장은 “1년 동안 진흥원이 지원한 크리에이터들의 성과물을 함께 보며 지속 가능한 콘텐츠의 창작 비결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 육성 지원사업인 사업화지원, 제작지원, 아카데미, 공익 크리에이터 총 4개 부문의 우수 참여자 시상이 진행됐다. 사업화지원 부문에서는 한복 드레스 의복을 제작한 ‘SAIDA사이다’가 1위를 수상하여 기존 2,000만 원에 더해 1,500만 원의 추가 지원금의 주인공이 됐다. 제작지원 부문에서는 그림 그리기 채널을
광명시립 소하노인종합복지관은 노인권익증진사업의 일환으로 실버인권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실버인권아카데미의 경우, ‘골든벨을 울려라!’의 이름으로 4개의 교육을 들은 후 골든벨 퀴즈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총 20명의 참여자와 함께 한 ‘골든벨을 울려라!’는 노인학대예방교육, 노인소비자피해예방교육, 양성평등교육, 성교육의 주제로 사전 교육이 진행되었다. 골든벨 퀴즈는 참여자들이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확인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참여자들은 총 20문항의 문제를 풀어보며 기량을 겨뤘다. 20명의 참여자 중 1등을 차지하여 골든벨을 울린 이00 참여자는 ‘교육이 너무 유익하고 재밌어서 공부를 열심히 했더니 이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한 골든벨을 울려라!에 참여한 최00 지역주민은 ‘학창시절에도 못해본 골든벨을 이 기회로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정말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하며 실버인권아카데미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었다. 2022년 실버인권아카데미 ‘골든벨을 울려라!’ 참여를 통해 노인 인권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노인으로서 실생활에서 권익을 증진하
(재)광명문화재단(대표이사 어연선)은 9일 광명시민회관에서 (재)광명문화재단 릴레이 포럼 1차 <광명문화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새로운 시작, 건강한 광명 문화예술생태계를 위하여”를 키워드로 한 이번 포럼은 정부와 민선8기 광명시의 문화정책 이슈를 살펴보고, 지역 문화 예술 관계자들이 함께 광명 문화예술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는 지역 문화예술 전문가뿐만 아니라 관내 공공기관, 시민 50여명이 참석하여 △기조발제 △주제발표 △종합토론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정보교류 및 네트워크를 통한 문화정책 협력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문화정책 동향과 광명시 주체적 문화생태계 구축’ 발표를 통해 현재 지역 문화 정책에서 광명시의 주체적 지역문화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고, 이어 변성수 광명시청 문화관광과 과장의 민선 8기 광명 문화예술정책 방향과 실행과제에 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형덕 광명시의회 자치행정교육위원장의 ‘광명시민의 문화만족도 향상을 위한 제언’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 지역 문화를 기반으로 광명문화 발전 모색 (한용삼 광명문화원 사무국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