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계절이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고향의 아련한 추억이 가슴을 적셔온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은 누구나 한가지쯤 아름다운 추억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 추억이 지금은 갈 수 없는 고향으로 가는 추억열차의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 향우회이다.
그들의 모임은 한잔 술에 옛 향수를 안주삼아 정담을 나누다보면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된다.
따뜻한 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피어나는 정읍향우회(회장 신길식)가 하안동 해가온에서 있었다. 약속시간인 7시전부터 모여든 회원들이 어느새 예약한 방을 꽉 채우고 들어갈 곳이 없는 회원들은 밖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잔두잔 돌아가는 술잔 속에 어느새 밤이 깊어가고 밤이 깊어가는 만큼 정도 깊어간다.
지나온 방향도 앞으로 가야할 방향도 다른 사람들이지만 아름답게 물들여진 한 장의 추억으로 모든 것을 공유 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의 활짝 웃는 모습이 아이처럼 그늘이 없는 것은 오늘만큼은 그들의 시계가 고향역에 멈춰있기 때문이리라.